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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다산 정약용 선생의 기락각

by 목향정광옥서예가 2016. 4. 18.

 

 

 

 

경진년 4월 19일.

다산선생께서 춘천에 산행하면서 쓴시 "기락각"

정자 아래에 머물렀는데 일기가 쾌청하였다. 약암(約菴)과 한(韓)ㆍ우(禹)ㆍ오(吳) 세 사람은 청평산(淸平山)에 들어가 폭포를 보고 저녁때 돌아왔으며, 연아(淵兒)는 샘밭[泉田]에 가서 참봉(參奉) 이목(李楘)과 여러 이씨(李氏)를 방문하였다. 그리고 윤 유청(尹唯靑)에게 대림(大林)을 데리고 도정촌(陶井村) 최씨(崔氏) 집으로 가게 하여 저녁때 연아(淵兒)와 그곳에서 희합하여 납징례(納徵禮)를 행하게 하였다. 나만이 홀로 머물러 있었는데 이 경지(李景祉)가 같이 있어 주었다. 내가 약암(約菴)에게 기락각(幾落閣)은 포복천(匍匐遷)인데 농암(農巖)은 이를 부복천(扶服遷)이라 하였다.부복(扶服)은 곧 포복(匍匐)이다. 잔도(棧道)가 매우 위태하여 사람들이 모두 기어서 지나가는데, 그것을 방언으로 바꾸어 해석하면 기(幾)는 포복(匍匐)이요, 낙이(落伊)는 출(出)이니 기어서 나가는 것[匍匐而出]을 이름이다. 중간에 석굴이 있는데 옛날에는 길이 이 석굴을 통하였기 때문에 기어서 나갔던 것이다. 나는 ‘곧 추락할 것 같다.[幾乎墮落]’고 해서 기락각(幾落閣)이라고 썼다.

 

기락각시(幾落閣詩)는 다음과 같다.

깊은 협중에 해가 뜨니 /

絶峽破積陰

새벽 노을 강에 비쳐 붉네 /

晨霞照江赤

내려다보니 깊은 못이요 /

高臨不測淵

올려다보니 구를 듯한 바위일세 / 仰蒙將落石

서울에서 보면 이것이 북문이라 / 名都此北門

엄히 잠긴 빗장 철벽과 같네 /

嚴扃鎖鐵壁

가벼운 배 공연히 버려두고 /

輕舟漫自棄

짚신을 신고 산객을 따라가네 / 躡屩隨山客

넋이 떨려 감히 나아가지 못하는데 / 魄慄不敢前

새로운 진흙에 호랑이 자국이 있네 / 新泥印虎跡

수석은 본래 청한한 것이건만 / 水石本閒事

그 누구의 핍박한 바 되었던고 / 顧爲誰所迫

본성이 좋은 것을 어떻게 억제하랴 / 性好那可節

고라니 떼 저 늪속을 즐기네 /

麋麈悅林澤

훌륭하다 이자현이여 /

賢哉李資玄

깊은 산 이곳에 자적했네 /

深山自此適

 

지금 작업하면서 올려본다.

2016.4.17

목향정광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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