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서예
해가 저물어 산 그림자가 촌집을 덮을 때에 나는 기약이 없는 기대를 가지고 마을 숲 밖에 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를 몰고 오는 아이들의 풀잎 피리는 제 소리에 목메입니다.
먼 나무로 돌아가는 새들은 저녁 연기에 헤엄칩니다.
숲들은 바람과의 유희를 그치고 잠잠히 섰습니다.
그것은 나에게 동정하는 표상(表象)입니다.
시내를 따라 구비진 모랫길이 어둠의 품에 안겨서 잠들 때에 나는 고요하고 아늑한 하늘에 긴 한숨의 사라진 자취를 남기고 게으른 걸음으로 돌아옵니다.
한용운의 "고대(苦待)" 일부분 원문 님의침묵 시집에서 옮겨 쓰다.
한용운(韓龍雲 1879~1944) 은 3·1운동 때의 민족 대표 33인 가운데 한 사람이고 월간지 유심을 창간하고, 신간회 중앙 집행 위원을 지내며,
독립선언서 작성에 참여하고 한국 현대 시사의 거봉으로 우뚝 솟아 있는 민족시인 첫 번째로 21세기에도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문화사적 의미가 큰 작품에 뽑힌다.
님의 침묵은 가장 넓고 높으며 깊은 인간성을 표현한 절실한 시로 호평속에 한국인의 정서의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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