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목향 정광옥 한글서예가
  • 목향 정광옥 서예가
제주여행

제주여행 후기

by 목향정광옥서예가 2025. 3. 16.
왜 수선화가 매화보다 한수 위라고 했나~~
 
오동나무로 만든 악기는 천 년을 묵어도 자기 곡조를 간직하고매화는 일생을 추워도 그 향을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치 않으며 버드나무 가지는 백 번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
- 신흠, 야언(野言)
 
선조들의 매화 사랑은 참 유별했습니다. 매화는 봄꽃 중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으로 대략 입춘을 전후로 피는데, 선비들은 신흠의 시에서 처럼 ‘일생을 추워도 향을 팔지 않는’ 매화를 보며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쉽게 타협하거나 굽히지 않겠노라 스스로의 정신을 가다듬어 다지요.
 
퇴계선생이 한성의 집에 있는 분재 매화에게 말합니다.
 
고맙게도 그대 매화 나의 외로움 함께하니 나그네 쓸쓸해도 꿈만은 향기롭다네귀향길 그대와 함께 못 가 한스럽지만서울 세속에서도 고운 자태 간직하게나.
- 이황 <한성의 집에 있는 분재 매화와 주고받다>
 
조선 성리학의 근본을 이룬 성현이 외로움 속에서 분재 매화와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그림처럼 떠오릅니다. 퇴계는 매화를 볼 때마다 언제 어디서나 옥과 눈처럼 맑고 참됨을 잘 간직하라는 당부를 들으며 외로움을 달랬겠지요.
 
그런데 이런 퇴계의 극진한 매화 사랑이 무색하게도 수선화가 매화보다 한수 위라고 말한 성현이 있습니다. 추사 김정희입니다. 수선화는 매화에 앞서 추운 겨울에 피는 꽃으로 조선시대 때만 해도 중국에 다녀오는 사람들에게 알뿌리를 겨우 얻어 키울 만큼 귀했습니다. 하지만 추사가 유배를 간 제주에서는 하도 많이 나서 눈에 보이는 대로 뽑히는 신세였습니다. 제주 사람들에게는 꽃보다 양식을 지을 땅이 우선했기 때문이었지요. 추사는 육지에서 말로만 듣던 귀한 꽃이 푸대접 받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직접 본 감동을 시로 남겼습니다.
 
한 점 찬 마음처럼 늘어진 둥근 꽃그윽하고 담담한 기품은 냉철하고 준수하구나 매화가 고상하다지만 뜰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맑은 물에서 진실로 해탈한 신선을 보는구나.
- 김정희 〈수선화〉
 
이번 제주여행에서 추사선생 유배지에는 수선화 새롭게 피어 오르는 것 보았을 때 추사선생의 서예 글씨 더 감미로워습니다. 매화와 수선화, 둘 다 추위 속에 피는 꽃이라는 점에서 닮았지만 태생은 각각 나무와 구근식물로 다르지만 추억과 기억으로 남으려고 발걸음 멈추고 추억을 담아 보았습니다. 출처/다음백과
 
위 사진 제주 한림공원에서 수선화 축제장에서
2025.2.22. 제주여행 후기
 
사진작가/ 남편, 모델/목향 정광옥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