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의 고대1 한용운의 고대 한글서예 해가 저물어 산 그림자가 촌집을 덮을 때에 나는 기약이 없는 기대를 가지고 마을 숲 밖에 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를 몰고 오는 아이들의 풀잎 피리는 제 소리에 목메입니다. 먼 나무로 돌아가는 새들은 저녁 연기에 헤엄칩니다. 숲들은 바람과의 유희를 그치고 잠잠히 섰습니다. 그것은 나에게 동정하는 표상(表象)입니다. 시내를 따라 구비진 모랫길이 어둠의 품에 안겨서 잠들 때에 나는 고요하고 아늑한 하늘에 긴 한숨의 사라진 자취를 남기고 게으른 걸음으로 돌아옵니다. 한용운의 "고대(苦待)" 일부분 원문 님의침묵 시집에서 옮겨 쓰다. 한용운(韓龍雲 1879~1944) 은 3·1운동 때의 민족 대표 33인 가운데 한 사람이고 월간지 유심을 창간하고, 신간회 중앙 집행 위원을 지내며, 독립선언서 작성에 .. 2019. 11.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