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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향 정광옥 한글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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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조

한글 서간체 편지글( 이응태의 부인 사부곡)

by 목향정광옥서예가 2012. 2. 7.

1998년 4월 14일 택지개발 개발 중이던 경북 안동시 정상동 기슭 한 양반가의 오래된 묘지를 이장하던 중 늦은 밤까지 이어진 유물 수습과정에서 무덤은 400년이 된 것이고 죽은 사람의 가슴에 덮여 있던 한지를 조심스레 벗긴 뒤 보니 그 글을 보니 한글로 된 두 장의 편지였다. 

412년이라는 세월을 넘어서 세상에 알려진 이 편지는 조선조 명종과 선조 때 살았던 경남 고성이씨(固城李氏) 이응태의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나간 남편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과

사랑의 마음을 편지 형식으로 써서 죽은 남편의 품에 넣어준 만사(輓詞)이다. 

이 편지는 남편이 죽은 뒤 장례를 치르기 전까지 짧은 시간에 남편을 그리워하며 아내가 쓴 글이다. 편지 주인공을 확인해 본 결과 군자감과 참봉을 지낸 이요신(李堯臣)의 둘째 아들 이응태(李應台)의 아내였다. 죽은 이응태는 1556년 명종 11년에 태어나 1586년에

죽었다

 

 원이 아버님께

 당신 언제나 나를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이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가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어서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 이승에서는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자세히 보고 내게 말해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뭐라고 말할 것 있다 하신 후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서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이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원문

 

 

원문

원이 아바님께

병슐 뉴월 초하룻날 집에서

 

자내 샹해 날드려 닐오되

둘히 머리 셰도록 사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엇디하야 나를 두고 자내 몬져 가시노

날하고 자식하며 뉘긔 걸하야 엇디하야 살라하야

다 더디고 자내 몬져 가시는고

자내 날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며

나는 자내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런고

매양 자내드려 내 닐오되 한데 누어 새기보소

남도 우리같이 서로 어엿비 녀겨 사랑호리

남도 우리 같은가 하야 자내드러 닐렀더니

엇디 그런 일을 생각지 아녀 나를 버리고 몬져 가시난고

자내 여히고 아무려 내 살 셰 업스니

수이 자내한테 가고져 하니 날 데려가소

자내 향해 마음을 차승(此乘)니 찾즐리 업스니

아마래 션운 뜻이 가이 업스니 이 내 안밖은 어데다가 두고

자식 데리고 자내를 그려 살려뇨 하노

이따 이 내 유무(遺墨) 보시고 내 꿈에 자셰 와 니르소

내 꿈에 이 보신 말 자세 듣고져 하야 이리 써녔네

자셰 보시고 날드려 니르소

자내 내 밴 자식 나거든 보고 사뢸 일하고 그리 가시지

밴 자식 놓거든 누를 아바 하라 하시논고

아무리 한들 내 안 같을까

이런 텬디(天地)같은 한(恨)이라 하늘아래 또 이실가

자내는 한갓 그리 가 겨실 뿐이거니와

아무려 한들 내 안 같이 셜울가

그지 그지 끝이 업서 다 못 써 대강만 적네

이 유무(遺墨) 자셰 보시고 내 꿈에 자셰히 뵈고 자셰 니르소

나는 다만 자내 보려 믿고있뇌 이따 몰래 뵈쇼셔

하 그지 그지 업서 이만 적소이다

 

또 무덤 안에는 저승 갈 때 신고 가라고 이 씨 부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삼줄기와 함께 정성껏 역은 미투리와 남편이 소중히 여겼던 아직 태어나지 않는 복 중의

아이에게 줄 배냇저고리까지 함께 들어 있어 죽은 남편의 넋을 위로하려는

각별했던 정성을 알 수 있다.

 

고성이씨 후손이 읽어 보라고 원본 복사 해 가지고 왔다.

또한 미이라의 주인공인 이응태의 부인이 죽은 남편에게 보낸 한글 편지 한통이
416년 만에 같이 공개되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죽은 이응태는 1556년 명종 11년에 태어나 1586년에 죽었다.

  
412년 전 '사부곡' 남편이 31세에 요절하자

가시는 길에 읽어 보시라며 남편의 관속에 넣어 둔
조선중기 한 여인의 한글편지가 412년만에 공개돼 숙연케 하고 있다.
그녀는 관속에 편지와 함께 병든 남편을 낫게 해달라고 천지신명께 기도하며
 자신의 머릿카락을 삼줄기와 엮어 만든 신발과 어린아이(유복자)가 태어나면 줄 배내옷까지 넣어 남편의 넋을 위로했다

 

 

「순애보」편지는 경북 안동시 정상동 택지개발지구에
묻힌 고성 이씨 이응태의 부인이 쓴 것으로
후손들이 지난 1998년 4월 묘지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가로 60㎝, 세로 33㎝ 크기의 한지에 붓으로 쓰여진 이 편지는
1998년 9월 25일부터 안동대박물관에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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