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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향 정광옥 한글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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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조

신사임당의 사친

by 목향정광옥서예가 2012. 4. 25.

신사임당-사친(思親)


천리라 먼 고향 만 겹 봉우리              천리가산만첩봉 [千里家山萬疊峰]

자나깨나 꿈속에도 돌아가고파             귀심장재몽혼중 [歸心長在夢魂中]

송정 가에는 외로이 뜬달                  한송정반고윤월 [寒松亭畔孤輪月]

경포대 앞에는 한 줄기 바람               경포대전일진풍 [鏡浦臺前一陣風]  

갈매기는 모래톱에 헤락 모이락            사상백구항취산 [沙上白鷗恒聚散]

고깃배들 바다 위로 오고 가리니           해문어정매서동 [海門漁艇每西東]

언제나 강릉길 다시 밟아가                하시중답임영로 [何時重踏臨瀛路]

색동옷 입고 앉아 바느질 할꼬.             갱착반의슬하봉 [更着斑衣膝下縫]  



<시어연구>


* 천리(千里), 첩봉(疊峰) : 고향과의 거리감을 드러내는 시어. 친정에 어머니를 두고 평생을 시댁에서 살아야 하는 자신의 운명에 대한 인식과 친정어머니에게 갈 수 없는 심리적 거리 나타냄.

* 꿈속 : 화자의 현실적 소망이 실현되는 공간

* 달 : 감정이입(화자의 외로운 심정)



<핵심정리>


* 갈래 : 한시, 칠언 율시

* 성격 : 회고적, 탄식적

* 어조 : 간절함이 묻어나는 독백조

* 구성

 - 1~2구(수련) :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 3~6구(함련, 경련) : 고향의 자연 경물에 대한 회상

 - 7~8구(미련) :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현실적 한

* 주제 : 운명적 삶에 대한 한과 고향에 계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작품 해설>

 

 자신의 운명적 삶에 대한 한과 함께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효심이 잘 나타나 있는 한시로, 작자의 의식의 흐름이 현실과 환몽, 현재와 과거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개되고 있다. 평생을 모친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안고 살았던 사임당의 간절한 심정이 표현된 것으로, 자신의 운명적 삶에 대한 한과 함께 멀리 떨어진 고향에 대한 회상과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효심이 잘 나타나 있다.

 수련에서는 천리나 되는 머나먼 고향길, 그 사이의 ‘수많은 산’이 가로 막혀 갈 수 없는 상황임을 전제하고, 가고픈 간절한 마음이 언제나 꿈속에서 맴돈다고 하여 ‘가고픈 마음’과 ‘갈 수 없는 상황’을 대조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함련과 경련에서 고향의 정경을 회화적으로 묘사하여 자아의 감정은 절제하면서도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에 이입시키고 있다. 미련에서는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곧 ‘재회’의 기쁨만이 아니라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작자의 간절한 소망의 토로이다.

 이 시에서는 노래자(老來子)의 고사를 인용하여 효심을 형상화하였다. 옛날 초나라의 노래자는 연로하신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칠십이 넘었으면서도 색동저고리를 입고 그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면서 재롱을 부렸다고 한다. 이 시에서 인용된 미련의 색동옷은 작자인 신사임당도 늙으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기쁘게 해 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고사로 인용하여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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