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봄이 오는 봄내골’ 전시…다음달 5일까지
춘천미술협회 서예·문인화 분과 회원 28명 작가들
봄의 시작을 알리고자 꽃봉오리가 입을 크게 ‘아-’ 벌린다. 그 아래 활짝 피어나 꽃과 향긋한 꽃내음에 얼굴이 붉어진다. 생명의 탄생, 사랑의 시작, 삶의 또 다른 도약 등 봄을 뜻하는 무수한 이야기 속 쉽게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이 뿌리를 내리고 그곳에 봄이란 생명이 태어난다. 질긴 생명력을 가진 봄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또 다시 우리에게 찾아왔다. 이곳, 춘천에도 봄이 왔다.
춘천미술협회 서예·문인화 회원인 정광옥·권숙희·황현숙·박경자·김순여 등 총 28명의 작가들은 다음달 5일까지 ‘봄이 오는 봄내골’을 주제로 시민들과 봄을 맞는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우리에게 찾아온 수수한 꽃들은 각기 다른 색과 자태를 뽐내지만 부드럽고 단아하다. 천방지축 말광량이 같은 개나리도 일련의 규칙들로 잎을 두고, 꽃을 맺어 왠지 모르게 볼 때마다 행복하다. 아름다운 꽃의 자태와 한국의 전통미를 안고 있는 작품들은 퍽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이번 전시는 28명의 작가들의 작품 60여점이 모두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봄이란 특징에 걸맞게 새로운 작품을 제작한 작가들의 마음 속에도 따스한 봄이 찾아온 듯 하다. 전시장은 1층 설치미술과 2층 캔버스에 담긴 작품 위주로 구성 됐다. 설치미술의 향연인 1층은 거대한 천이 미로를 만든다. 입구에서부터 천천히 작품을 따라 걷다 보면 꽃 잎이 휘날리는 골목길을 걷는 느낌이다.
전시장 입구에는 전시의 연장선이면서 소원을 적을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다. 관객들은 전시를 관람한 뒤,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나 주변에 전하고 싶었던 말, 마음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쪽지에 적어 볏짚으로 만든 새끼줄에 매달면 된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소원들이 볏짚을 타고 올라가고, 축복처럼 찾아온 봄의 시작 앞에서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이청옥 문인화 작가는 “그간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밝게 바뀐 것 같다”며 “봄의 시작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전시를 관람하시고, 우리 마음에도 따뜻한 봄의 기운이 깃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입력 : 2023-03-30 00:00:00 (20면)
출처 / 강원일보 문화부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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