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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등단 33년 맞는 이영춘 "시선집 들풀"출간//강원일보 기사

by 목향정광옥서예가 2009. 12. 21.

“섬세한 시인의 눈으로 어려운 사람들 버팀목 되고파”


등단 33년 맞은 이영춘 시인 시선집 `들풀' 출간

바다·시간의 옆구리 등 대표 시 100여편 묶어



올해 등단 33년을 맞은 시인 이영춘씨의 대표 시선집 `들풀(현대시세계)'이 출간됐다.

1976년 `월간 문학'으로 등단한 뒤 지금까지 폭넓은 감성과 실존적 의미를 솔직하고 예리한 시적 언어로 형상화해온 시인은 여성성과 일상성을 기초로 한 특유의 시적 에너지와 삶에 대한 섬세하고 당당한 통찰로 평단과 독자 모두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시선집은 도내 시단을 대표하며 강원여성시인 계보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이영춘 시인이 이제까지 출간된 자신의 시집 10권에서 가려뽑은 대표시 100여편이 묶여 있다.

`시간의 옆구리(2006)'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시선집 `들풀'은 1978년 첫 시집 `종점에서'부터 2006년 펴낸 `시간의 옆구리'까지 시인의 33년 시 세계를 한 권으로 만나는 기쁨이 크다. 표제 `들풀'은 1987년 발표한 변두리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일상을 꿰뚫고 주위의 낮은 곳을 바라보는 시인의 감성과 시선이 빚어낸 시적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시인은 “33년간 쓴 시를 쭉 보면서 `그 때 왜 이런 시를 썼을까' 자화상을 보는 듯 허망하기도 했다”며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그 시간들을 후회하듯이, 후회의 언어들이 측은하지만 그래도 내가 살아온 냄새 색깔 소리의 흔적들을 건져올린다”고 말한다.

시선집은 시집 발행 순서대로 엮었는데 `수레는 보이지 않는다/흙을 담아가는 사람뿐이다'는 `바다'에서 시작해 삶과 시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 `시간의 옆구리'로 마무리된다. 초기에는 주로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의식, 내면의식의 고뇌같은 것을 많이 그려냈다. 중반기 이후에는 주로 인간과 인간의 관계, 또는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같은 것을 다룬 시가 많다. `난 자꾸 눈물이 난다'와 `슬픈 도시락' 등이 여기에 속한다.

후반기인 `꽃 속에는 신의 속눈썹이 보인다'`시간의 옆구리'는 차분히 관조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침잠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어 변화된 시 세계를 감지할 수 있다.

문학평론가인 유성호 한양대교수는 “30년 동안 줄잡아 3년 터울 정도로 새로운 목소리를 세상에 내놓으며 균질적이고 지속적인 세월을 쌓아온 중진시인이 오랫동안 품과 격을 지키면서 세상의 흐름에 무심하지 않았던 오롯한 시적 심화와 확장 과정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며 “시인이 남긴 근원적 목소리를 언제나 새롭게 올려주는 보고가 될 것이다”고 평했다.

`희망과 절망'이라는 화두를 붙잡고 열 권의 시집을 내는 동안 시인은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윤동주문학상 경희문학상 대한민국향토문학상 등 의미있는 문학상도 받았다.

올해 들어서도 강원여성문학상 대상에 이어 문학아카데미와 계간 `문학과 창작'이 제정한 제8회 `시인들이 뽑는 시인상'에 선정돼 14일 시상식을 갖는다.

이번 시선집에는 시인의 연보를 상세하게 풀어서 곁들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시인은 그 시대의 곡비 노릇을 해야 한다는 이 시인은 “철학적이고 깊이 있는 작품을 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늘 아쉽다”며 “미세한 먼지의 날갯짓, 땅에 엎드려 있는 작은 것들의 흔들림과 떨림, 그 울음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는 치밀하고 섬세한 시인의 눈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버팀목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 세상의 참된 면모를 천의무봉의 솜씨로 구성하고 드러내는 시인의 싱싱한 시어와 청렬한 감성이 고통과 시련을 딛고 탄력으로 딛고 난 아프고 외로운 사람의 영혼속에 따뜻하게 스며든다.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원주여고 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강원여성문화예술인회장을 맡고 있다.

2009.12.14.
남궁현기자 hyunng@kwnews.co.kr

출처 : 이영춘 시 창작 교실
글쓴이 : 너의 천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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