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침문 (弔針文)
아깝다 바늘이여, 어여쁘다 바늘이여, 너는 미묘(微妙)한 품질(品質)과 특별(特別)한 재치(才致)를 가졌으니, 물중(物中)의 명물(名物)이요,
철중(鐵中)의 쟁쟁(錚錚)이라.
민첩(敏捷)하고 날래기는 백대(百代)의 협객(俠客)이요, 굳세고 곧기는 만고(萬古)의 충절(忠節)이라.
추호(秋毫) 같은 부리는 말하는 듯하고, 두렷한 귀는 소리를 듣는 듯한지라.
능라(綾羅)와 비단(緋緞)에 난봉(鸞鳳)과 공작(孔雀)을 수놓을 제, 그 민첩하고 신기(神奇)함은 귀신(鬼神)이 돕는 듯하니, 어찌 인력(人力)이 미칠 바리요.
오호 통재(嗚呼痛哉)라, 자식(子息)이 귀(貴)하나 손에서 놓일 때도 있고, 비복(婢僕)이 순(順)하나 명(命)을 거스릴 때 있나니,
너의 미묘(微妙)한 재질(才質)이 나의 전후(前後)에 수응(酬應)함을 생각하면, 자식에게 지나고 비복(婢僕)에게 지나는지라.
천은(天銀)으로 집을 하고, 오색(五色)으로 파란을 놓아 곁고름에 채였으니 부녀(婦女)의 노리개라.
조침문 일부분을 쓰다.
조선 순조 때 유씨부인 쓴 수필 국한문 혼용체 바늘을 의인화하여 제문의 형식을 빌어 쓴 수필.
부러뜨린 바늘을 애도와 제문에 얽힌 작자의 애절한처지와 아울러 뛰어난 문장력과국한문혼용체 제문이라는 측면에서 문학사적 의의가 높다.
일찍 남편을 잃고 바느질로 소일하며 지내던 양반 가문의 한 부인이 오랫동안 아끼고 애용했던 바늘이 부러지자 애통한 심정을 달랜 글.
미망인 유씨의 작품으로 알려졌을뿐 연대와 작자의 인적사항은 알려진 바가 없다.
조침문은 애통해하며 넘치는 사랑과 따뜻한 인정이 요즘시대에 사는 모든이에게 절실하다고 느껴 아끼는 서예작품을 올려봅니다.^^~
조침문 (弔針文)에서 한글궁체흘림 목향 정광옥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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