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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붓으로 그리는 사부곡 정광옥 서예작가

by 목향정광옥서예가 2024. 3. 20.

춘천사람들

 

[더불어 사는 이웃사촌] 붓으로 그리는 사부곡(思父曲)

  • 기자명 김인규 시민기자 
  •  입력 2017.06.09 20:47
  •  수정 2021.01.26 17:08

(사)강원여성서예협회 정광옥 회장

                                                        제43회 신사임당상을 수상한 서예가 정광옥(60) 씨.

신사임당상은 내조, 자식교육, 서예, 봉사 등으로 사회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산속에 스스로 자라는 고귀한 나무처럼 종이 위에 ‘한글서예’로 예술혼을 발휘하는 그녀를 만나봤다.

그는 나무 목(木)에 고향 향(鄕), 곧 ‘산속에서 스스로 자랄 수 있는 나무’라는 뜻의 아호를 가지고 있다. 시골 출신인 그는 “아버지를 기다리던 그때 그 산속의 나무가 그리웠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보다 붓을 빨리 잡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서예에 관련해 상을 받았는데 선생님의 추천으로 교내뿐만 아니라 교외의 대회에서도 입상을 했다. 그때부터 꿈을 키우며 “스스로 한 번 자라보자”고 결심했다.

아버지가 한학(漢學)자였기에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이었다. 늘 붓으로 한자를 쓰는 아버지의 모습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단다.

“아버지의 붓 잡는 손이 멋졌어요. 특별한 지도는 없었지만, 천자문이나 60갑자 등을 알려주며 한문을 알려주셨죠. 아버지를 존경했어요. 아버지의 서예를 이어가고 싶고 서예를 통해 아버지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어릴 때 주위 친구들이 과학자나 간호사와 같은 꿈을 말할 때 그는 현모양처(賢母良妻)가 꿈이었다. 아들들에게도 항상 힘들고 지치면 서예로 스트레스를 해결하라고 말했다. 아들들이 어릴 땐 서예대회에 나가면 맛있는 음식을 사주겠다고 회유했다. 그러면 줄곧 상을 타오기도 했다. 작은아들이 군대에서 서예부문에서 입상해 휴가를 받아 왔을 땐 정말 뿌듯했다고 한다.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자식들이 서예를 사랑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는 지금 시조 시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시조 시는 글이 짧아 쓰기가 좋아서 시작했다. 한 달에 한 번 수향시낭송회에서 직접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있다. 또한 호랑이나 돼지 같은 그림도 직접 그린다. 특히 나쁜 기운을 쫓아준다고 해서 호랑이를 많이 그렸다.

평생을 손에서 붓을 놓지 않고, 또 그 붓을 자녀들에게까지 들려준 그의 열정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지 않을 수 없었다.

 

 

 

김인규 시민기자

 

 
 김인규 시민기자 chunsaram@daum.net
 
 출처/춘천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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