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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향 정광옥 한글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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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의 얼 선양

허난설헌의 시

by 목향정광옥서예가 2016. 10. 17.

한정(恨情)


봄바람이 화창하여 온갖 꽃이 다 피고
길들은 번성하여 갖은 느낌 일어나네

깊은 안방살이에 생각이 끊어질 듯
그 사람 그리움에 심장이 찢어지네

밤새껏 그리움에 잠 못 이룰제
새벽닭 울음소리 멀리서 들려오네

비단 휘장은 빈 방에 드리웠고
구슬 섬돌에는 이끼가 자라네

새벽등불 깜빡거려 벽을 등지니
비단 이불 쓸쓸하고 찬 기운 만 감도네

베틀을 올려 도는 무늬 짜려는데
무늬를 이루지 못하니 마음만 어지럽네

인생의 운명에는 두터움과 엷음이 있나니
남의 즐거움에 맡기려니 내 몸이 적막하네




遣興(견흥) 다른 여인에게는 주지 마셔요

我有一端綺(아유일단기)
내게 아름다운 비단 한 필이 있어
拂拭光凌亂(불식광능란)
먼지를 털어내면 맑은 윤이 났었죠
對織雙鳳凰(대직쌍봉황)
봉황새 한 쌍이 마주보며 수놓여 있어
文章何燦爛(문장하찬란)
반짝이는 그 무늬가 정말 눈부셨지요

幾年篋中藏(기년협중장)
여러 해 장롱 속에 간직하다가
今朝持贈郞(금조지증랑)
오늘 아침 님에게 정표로 드립니다
不惜作君袴(불석작군고)
님의 바지 짓는거야 아깝지 않지만
莫作他人裳(막작타인상)
다른 여인 치맛감으로 주지 마셔요

精金凝寶氣(정금응보기)
보배스런 순금으로
鏤作半月光(누작반월광)
반달모양 노리개를 만들었지요
嫁時舅姑贈(가시구고증)
시집올 때 시부모님이 주신 거라서
繫在紅羅裳(계재홍라상)
다홍 비단 치마에 매고 다녔죠

今日贈君行(금일증군행)
오늘 길 떠나시는 님에게 드리오니
願君爲雜佩(원군위잡패)
서방님 증표로 차고 다니세요
不惜棄道上(불석기도상)
길가에 버리셔도 아깝지는 않지만
莫結新人帶(막결신인대)
새 여인 허리띠에만은 달아 주지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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