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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조

한용운의 나룻배와 행인

by 목향정광옥서예가 2020. 6. 30.

나룻배와 행인

                                한용운

 

나는 나루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음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감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깁흐나 엿흐나 급한 여을이나 건너감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마지며 밤에서 낫가지 당신을 기다리고 잇슴니다.

당신은 물만 건느면 나를 도러 보지도 안코 가심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아러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어 감니다.

 

나는 나루

당신은 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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