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의 님의 침묵의 원본
님의 침묵
- 한용운 -
님은 갓슴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갓슴니다.
푸른 산빗을 깨치고 단풍나무 숩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거러서 참어
떨치고 갓슴니다.
황금의 꽃가티 굿고 빗나든 옛 맹세는
차듸찬 티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나러 갓슴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너 노코
뒤ㅅ 거름처서 사러 젓슴니다.
나는 향긔로은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은 님의 얼골에 눈머럿슴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맛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녀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리별은 뜻밧긔에 일이 되고 놀난
가슴은 새로운 슲음에 터짐니다.
그러나 리별은 쓸데업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것잡을 수 업는 슲음의 힘을 옴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드러부엇슴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녀하는 것과 가티 떠날 때에
다시 맛날 것을 밋슴니다.
아아, 님은 갓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얏슴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돔니다.
1925년 乙丑年
雪嶽山(설악산)에서 乙丑年 八月 二十九日 밤 ㅅ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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