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의 가슴아픈 시(詩)와 시조(時調)

1. 봄비
春雨暗西池 (춘우암서지) 보슬보슬 봄비는 못에 내리고
輕寒襲羅幕 (경한습라막) 찬 바람이 장막 속에 스며들 제
愁依小屛風 (수의소병풍) 뜬 시름 못내 이겨 병풍 기대니
墻頭杏花落 (장두행화락) 송이송이 살구꽃 담 위에 지네.
<감상>
이 시는 전반부에서는 배경을 제시하고 후반부에서는 감정을 표현하는 한시의 시상전개법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봄비, 찬 바람, 살구꽃과 같은 객관적 상관물을 활용하여 화자의 고독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처럼 이 작품은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토로하지 않고, 정격의 묘사와 객관적 상관물의 제시를 통해 차분하고 절제된 목소리로 표현하고 있다.
2. 규원가
엇그제 저멋더니 ᄒᆞ마 어이 다 늘거니.
少年行樂(소년 행락) 생각ᄒᆞ니 일러도 속절업다.
늘거야 서른 말ᄉᆞᆷ ᄒᆞ자니 목이 멘다.
父生母育(부생모육) 辛苦(신고)ᄒᆞ야 이내 몸 길러 낼 제
公侯配匹(공후 배필)은 못 바라도 君子好逑(군자호구) 願(원)ᄒᆞ더니
三生(삼생)의 怨業(원업)이오 月下(월하)의 緣分(연분)ᄋᆞ로,
長安遊俠(장안 유협) 輕薄子(경박자)를 꿈가치 만나 잇서,
當時(당시)의 用心(용심)ᄒᆞ기 살어름 디듸는 ᄃᆞᆺ,
三五二八(삼오 이팔) 겨오 지나 天然麗質(천연여질) 절로 이니,
이 얼골 이 態度(태도)로 百年期約(백년 기약)ᄒᆞ얏더니,
年光(연광)이 훌훌ᄒᆞ고 造物(조물)이 多時(다시)ᄒᆞ야,
봄바람 가을 믈이 뵈오리 북 지나듯
雪鬂花顔(설빈 화안) 어ᄃᆡ 두고 面目可憎(면목 가증) 되거고나.
내 얼골 내 보거니 어느 님이 날 괼소냐.
스스로 慚傀(참괴)ᄒᆞ니 누구를 원망ᄒᆞ리.
三三五五(삼삼 오오) 冶遊園(야유원)의 새 사람이 나단 말가.
곳 피고 날 저물 제 定處(정처) 업시 나가 잇어,
白馬金鞭(백마 금편)으로 어ᄃᆡ 어ᄃᆡ 머므는고.
遠近(원근)을 모르거니 消息(소식)이야 더욱 알랴.
因緣(인연)을 긋쳐신들 ᄉᆡᆼ각이야 업슬소냐.
얼골을 못 보거든 그립기나 마르려믄,
열두 ᄯᅢ 김도 길샤 설흔 날 支離(지리)ᄒᆞ다.
玉窓(옥창)에 심ᄀᆞᆫ 매화 몃 번이나 픠여진고.
겨을 밤 차고 찬 제 자최눈 섯거 치고,
여름날 길고 길 제 구ᄌᆞᆫ비ᄂᆞᆫ 므스 일고.
三春花柳(삼춘 화류) 好時節(호시절)의 景物(경물)이 시름업다.
가을 ᄃᆞᆯ 방에 들고 蟋蟀(실솔)이 床(상)에 울 제,
긴 한숨 디ᄂᆞᆫ 눈물 속절업시 혬만 만타.
아마도 모진 목숨 죽기도 어려울사.
도로혀 풀쳐 혜니 이리ᄒᆞ여 어이ᄒᆞ리.
靑燈(청등)을 돌라 노코 綠綺琴(녹기금) 빗기 안아,
碧蓮花(벽련화) 한 곡조를 시름 조ᄎᆞ 섯거 타니,
瀟湘夜雨(소상 야우)의 댓소리 섯도ᄂᆞᆫ ᄃᆞᆺ,
華表(화표) 千年(천년)의 別鶴(별학)이 우니ᄂᆞᆫ ᄃᆞᆺ,
玉手(옥수)의 타는 手段(수단) 녯 소래 잇다마다,
芙蓉帳(부용장) 寂寞(적막)ᄒᆞ니 뉘 귀에 들리소니,
肝腸(간장)이 九曲(구곡) 되야 구븨구븨 ᄭᅳᆫ쳐서라.
ᄎᆞᆯ하리 잠을 드러 ᄭᅮᆷ의나 보려 ᄒᆞ니,
바람의 디ᄂᆞᆫ 닢과 풀 속에 우는 즘생,
므스 일 원수로서 잠조차 ᄭᅢ오ᄂᆞᆫ다.
天上(천상)의 牽牛織女(견우 직녀) 銀河水(은하수) 막혀서도,
七月七夕(칠월 칠석) 一年一度(일년 일도) 失期(실기)치 아니거든,
우리 님 가신 후는 무슨 弱水(약수) 가렷관듸,
오거니 가거나 消息(소식)조차 ᄭᅳ쳤는고.
欄干(난간)의 비겨 셔서 님 가신 대 바라보니,
草露(초로)다 맷쳐 잇고 暮雲(모운)이 디나갈 제,
竹林(죽림) 푸른 고ᄃᆡ 새 소리 더욱 설다.
세상의 서룬 사람 수업다 ᄒᆞ려니와,
薄命(박명)한 紅顔(홍안)이야 날 가ᄐᆞ니 ᄯᅩ 이실가.
아마도 이 님의 지위로 살동말동 ᄒᆞ여라.
<현대어풀이>
규원가
엊그제 젊었더니 어찌 벌써 이렇게 다 늙어 버렸는가?
어릴 적 즐겁게 지내던 일을 생각하니 말해야 헛되구나.
이렇게 늙은 뒤에 서러운 사연 말하자니 목이 멘다.
부모님이 낳아 기르며 몹시 고생하여 이 내 몸 길러낼 때,
높은 벼슬아치의 배필은 바라지 못할지라도 군자의 좋은 짝이 되기를 바랐더니,
전생에 지은 원망스러운 업보요, 부부의 인연으로
장안의 호탕하면서도 경박한 사람을 꿈같이 만나,
시집간 뒤에 남편 시중들면서 조심하기를 마치 살얼음 디디는 듯하였다.
열다섯, 열여섯 살을 겨우 지나 타고난 아름다운 모습 저절로 나타나니,
이 얼굴 이 태도로 평생을 약속하였더니,
세월이 빨리 지나고 조물주마저 다 시기하여
봄바람 가을 물, 곧 세월이 베틀의 베올 사이에 북이 지나가듯 빨리 지나가
꽃같이 아름다운 얼굴 어디 두고 모습이 밉게도 되었구나.
내 얼굴을 내가 보고 알거니와 어느 님이 나를 사랑할 것인가?
스스로 부끄러워하니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여러 사람이 떼를 지어 다니는 술집에 새 기생이 나타났다는 말인가?
꽃 피고 날 저물 때 정처 없이 나가서
호사스러운 행장을 하고 어디어디 머물러 노는가?
집 안에만 있어서 원근 지리를 모르는데 임의 소식이야 더욱 알 수 있으랴.
겉으로는 인연을 끊었다지만 임에 대한 생각이야 없을 것인가?
임의 얼굴을 못 보니 그립기나 말았으면 좋으련만,
하루가 길기도 길구나. 한 달 곧 서른 날이 지루하다.
규방 앞에 심은 매화 몇 번이나 피었다 졌는가?
겨울밤 차고 찬 때는 진눈깨비 섞어 내리고,
여름날 길고 긴 때 궂은 비는 무슨 일인가?
봄날 온갖 꽃 피고 버들잎이 돋아나는 좋은 시절에
아름다운 경치를 보아도 아무 생각이 없다.
가을 달빛이 방 안에 비추어 들어오고 귀뚜라미 침상에서 울 때
긴 한숨 흘리는 눈물 헛되이 생각만 많다.
아마도 모진 목숨 죽기도 어렵구나.
돌이켜 여러 가지 일을 하나하나 생각하니 이렇게 살아서 어찌할 것인가?
등불을 돌려 놓고 푸른 거문고를 비스듬히 안아 벽련화곡을 시름에 싸여 타니,
소상강 밤비에 댓잎 소리가 섞여 들리는 듯,
망주석에 천 년 만에 찾아온 특별한 학이 울고있는 듯,
아름다운 손으로 타는 솜씨는 옛 가락이 아직 남아 있지마는,
연꽃 무늬가 있는 휘장을 친 방이 텅 비었으니 누구의 귀에 들릴 것인가?
구곡 간장이 끊어지는 듯 슬프다.
차라리 잠이 들어 꿈에나 임을 보려 하니,
바람에 지는 잎과 풀 속에서 우는 벌레는 무슨 일이 원수가 되어 잠마저 깨우는가?
하늘의 견우성과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을지라도,
칠월 칠석 일 년에 한 번씩 때를 어기지 않고 만나는데,
우리 임 가신 후는 무슨 장애물이 가리었기에 오고 가는 소식마저 그쳤는가?
난간에 기대어 서서 임 가신 데를 바라보니,
풀 이슬은 맺혀 있고 저녁 구름이 지나갈 때
대 수풀 우거진 푸른 곳에 새소리가 더욱 서럽다.
세상에 서러운 사람 많다고 하겠지만
운명이 기구한 젊은 여자야 나 같은 이 또 있을까?
아마도 임의 탓으로 살 듯 말 듯 하구나.
규원가 (閨怨歌)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속절없이 늙어 가는 여인의 정한을 노래한 가사《허난설헌(許蘭雪軒)이 지은 것이라고 함》
3. 곡자(哭子)
去年喪愛女(거년상애녀) 지난해에는 사랑하는 딸을 여의고
今年喪愛子(금년상애자) 올해에는 사랑하는 아들까지 잃었네.
哀哀廣陵土(애애광능토) 슬프디 슬픈 광릉 땅에
雙墳相對起(쌍분상대기) 두 무덤이 나란히 마주 보고 서 있구나.
蕭蕭白楊風(소소백양풍) 사시나무 가지에는 쓸쓸히 바람 불고
鬼火明松楸(귀화명송추) 솔숲에선 도깨비불 반짝이는데,
紙錢招汝魄(지전초여백) 지전을 날리며 너의 혼을 부르고
玄酒尊汝丘(현주존여구) 네 무덤 앞에다 술잔을 붓는다.
應知弟兄魂(응지제형혼) 너희들 남매의 가여운 혼은
夜夜相追遊(야야상추유) 밤마다 서로 따르며 놀고 있을 테지.
縱有腹中孩(종유복중해) 비록 뱃속에 아이가 있다지만
安可冀長成(안가거장성) 어찌 제대로 자라나기를 바라랴.
浪吟黃臺詞(랑음황대사) 하염없이 슬픈 노래를 부르며
血泣悲呑聲(혈읍비탄성) 피눈물 슬픈 울음을 속으로 삼킨다.
<감상>
장녀 김씨와 장남 김희윤의 죽음을 한탄한 시이다.
4. 遊仙詞(유선사)
烟鎻瑤空鶴未歸(연쇄요공학미귀) 안개 낀 하늘가로 학은 돌아오지 않고
桂花陰裏閉珠扉(계화음리폐주비) 계수나무 꽃그늘 속에 사립문 닫혔노라
溪頭盡日神靈雨(계두진일신령우) 시냇가에 종일토록 신령스런 비 내리니
滿地香雲濕不飛(만지향운습불비) 땅 가득한 향기구름에 젖어 날지 못하오.
(감상) 양천 허씨 승지공파 강릉종중 32세손 사무국장 허세광의 양천허씨 5문장가의 묵적에서 나온 허난설헌의 시이며, 허난설헌의 수결이 있다.
5. 夢遊廣桑山(몽유광상산)
碧海浸瑤海(벽해침요해)창해는 요해로 스며들고
靑鸞倚彩鸞(청란의채란)청란은 채란과 어울리는데
芙蓉三九朶(부용삼구타)연꽃 스물 일곱 떨기 늘어져
紅墮月霜寒(홍타월상한)달밤 찬 서리에 붉게 지네
<감상> 허난설헌이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것으로 유명한 시이다. 1구과 2구의 창해와 청란은 실존하는 사물이다. 창해는 북쪽에 있는 바다의 이름이고 청란은 큰 푸른목도리 꿩으로 지금도 남아 있는 종류이다. 하지만 요해는 신선들이 산다는 산해경에나 나오는 가상의 바다이고 채란은 채란신조라고 해서 봉황의 일종이다. 허균은 "형님(허봉)이 자신의 꿈 이야기를 시로 짓고 죽더니 누님(허난설헌)도 자신의 꿈을 시로 짓고 죽었다."고 애통해했다고 전한다. 이렇게 보면 '부용'은 당연히 허난설헌 자신, 27은 당시의 나이, 마지막 연은 요절을 의미한다. 허난설헌의 이 시는 도교적 취향, 절묘한 대구, 요절의 안타까움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허난설헌의 묘에 시비로 남아 있다.
6. 감우(感遇)
盈盈窓下蘭 (영영창하란) /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枝葉何芬芳 (지엽하분방) /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
西風一被拂 (서풍일피불) / 가을 바람 잎새에 한번 스치고 가자
零落悲秋霜 (쳥락비추상) / 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秀色縱凋悴 (수색종조췌) / 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淸香終不死 (청향종불사) /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感物傷我心 (감물상아심) /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涕淚沾衣袂 (체루첨의몌) /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7. 한(限)
저에게 세 가지 한이 있습니다.
첫째는 조선에서 태어난 것이고
둘째는 여자로 태어났으나 아이를 갖지 못한 것이며
셋째는 수많은 남자 중 김성립의 아내가 된 것입니다.
8. 채련곡(采蓮曲)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 가을날 깨끗한 긴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荷花深處繫蘭舟(하화심처계란주) 연꽃 수북한 곳에 작은 배를 매어두었네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련자) 임을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遙被人知半日羞(요피인지반일수) 멀리서 남에게 들켜 반나절 동안 부끄러웠네
<감상>
이 시는 연밥을 따며 부른 노래로, 애정의 표현이 파격적(破格的)이면서도 대담함을 엿볼 수 있는 시이다. 가을날 호수가 얼마나 깨끗한지 푸른 옥이 흐르는 듯하다. 호수 중에서 연꽃이 많이 핀 곳에 작은 배를 매어두고 남자 친구를 만나려고 물 건너로 연밥을 던진다. 그런데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발각되어 낯이 뜨거워 어쩔 줄 모른다.
9. 염지봉선화가
金盆夕露凝紅房 금분에 저녁 이슬 각씨 방에 서리니.
佳人十指纖纖長 미인의 열 손가락 예쁘고도 매끈해.
竹碾搗出捲菘葉 애절구에 짓찧어 장다리잎으로 말아
燈前勤護雙鳴璫 귀고리 울리며 등잔 앞에서 동여맸네
粧樓曉起簾初捲 새벽에 일어나 발을 걷다가 보아하니
喜看火星抛鐘面 반가와라 붉은 별이 거울에 비치누나
拾草疑飛紅蛺蝶 풀잎을 뜯을 때는 호랑나비 날아온 듯
彈箏驚落桃花片 가야금 탈 때는 복사꽃잎 떨어진 듯
徐勻粉頰整羅髮 토닥토닥 분바르고 큰머리 만지자니
湘竹臨江淚血斑 소상반죽 피눈물의 자국인 듯 고와라
時把彩毫描却月 이따금 붓을 쥐고 초생달 그리다 보면
只疑紅雨過春山 붉은 빗방울이 눈썹에 스치는가 싶네
<감상>
이 작품은 봉선화 꽃잎을 따서 손톱에 물들이던 고유한 풍속을 소재로 하여 여인의 아름다운 정서를 노래하고 있다. 봉선화 물들이기는 미용과도 관계가 있지만 벽사(辟邪)의 의미도 있는 풍습으로 주로 어린 여자아이 등 여성이 행하고 있었다. 『난설헌집』 칠언고시에 실린 「염지봉선화가」 번역문과 원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0, 소년행(少年行)
少年重然諾(소년중연낙) 청년은 다짐을 다시 하였네
結交遊俠人(결교유협인) 무법자들과 친구를 맺으며
腰間玉轆轤(요간옥록륙) 허리에 옥바퀴 장식하고
錦袍雙麒麟(금포쌍기린) 비단옷에 용두를 수놓았네
朝辭明光宮(조사명광궁) 아침에는 명광궁을 떠나서
馳馬長樂坂(치마장락반) 말을 타고 장락 언덕으로
沽得渭城酒(고득위성주) 위성에서 술을 사오니
花間日將晚(화간일장만) 꽃밭에서 날이 저물었네
金鞭宿倡家(금편숙창가) 금채를 든 창녀 집에 묵고
行樂爭留連(행락쟁류련) 즐거워서 떠나기 싫어하니
誰憐揚子雲(수련양자운) 누가 양자운을 불쌍히 여길까?
閉門草太玄(폐문초태현) 문을 닫고 초태현의 글 읽었네
11. 感遇(창하 난초)
盈盈窓下蘭(영영창하란) 창하난초에
枝葉何芬芳(지엽하분방) 가지잎 향기롭다
西風一披拂(서풍일피불) 서풍 일어 흔들어
零落悲秋霜(령락비추상) 떨어져 슬퍼 서리
秀色縱凋悴(수색종조췌) 아름다운 색은
淸香終不死(처양종부사) 시들어도 향은 죽지 않네.
感物傷我心(감물상아심) 물건에 감동하여
涕淚沾衣袂(체루첨의몌) 가슴 아파 눈물 흘린다
12. 고택(古宅)
古宅晝無人(고택주무인) 고택 낮엔 사람 없고
桑樹鳴鵂鶹(상수명휴류) 뽕나무에 꾀꼬리 울고
寒苔蔓玉砌(한태만옥체) 차가운 이끼 낀 옥돌에
鳥雀棲空樓(조작서공루) 새들이 비어 있는 루에 산다
向來車馬地(향래차마지) 옛날엔 수레 말이 왔던 곳인데
今成狐兔丘(금성호토구) 이제는 여우 토끼가 사는 언덕이 되었다
乃知達人言(내지달인언) 이제야 도인의 말을 안다
富貴非吾求(부귀비오구) 부귀는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네
13. 동가화려
東家勢炎火(동가세염화) 동집은 화려하게
高樓歌管起(고루가관기) 높은 집에 노래와 관악기 울려 퍼지고
北隣貧無衣(북린빈무의) 북집은 가난하여 옷도 없고.
枵腹蓬門裏(효복붕문리) 배고픈 소리만 들리는 부채집에
一朝高樓傾(일조고루경) 어느 날 높은 집이 무너지면
反羨北隣子(반선북린자) 오히려 북집 아이를 부러워하네
盛衰各遞代(성쇠각체대) 번영과 쇠망은 번갈아 오고.
難可逃天理(난가도천리) 하늘의 법칙을 피할 수 없다네
夜夢登蓬萊(야몽등봉래) 밤에 꿈속에서 밤에 꿈속에서 붕래산에 올라가서
足躡葛陂龍(족섭갈피룡) 거북이 등 위에서 용을 밟고 다니고
仙人綠玉杖(선인록옥장) 선인들은 옥장대를 들고 나를 초대하여.
邀我芙蓉峯(요아부용봉) 연꽃봉우리로 가자 하네
下視東海水(하시동해수) 아래를 내려다보니 동해의 물은.
澹然若一杯(담연악일배) 한 잔의 술처럼 고요하고 맑고
花下鳳吹笙(화하봉취생) 꽃 밑에서 봉황이 숙을 불다
月照黃金罍(월조황금뢰) 달빛은 황금 술잔을 비춘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채련곡」 허난설헌1) [采蓮曲 許蘭雪軒] (조선시대 한시읽기(下), 원주용)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허난설헌 [許蘭雪軒] - 조선중기 천재 여성시인 (인물한국사, 김정미, 장선환)
[출처] 허난설헌의 가슴아픈 시(詩)와 시조(時調)|작성자 공수래공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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