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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향 정광옥 한글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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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의 얼 선양

400년 된 고성 이씨 [이응태]란 분의 무덤에서

by 목향 정광옥 서예가 2026. 5. 5.

<모셔온 글>

지난 1988년 4월 안동시 정상동의

400년 된 고성 이씨 [이응태]란 분의 무덤에서

편지가 한통 발견되었습니다.
이 편지는 언문(한글)으로 쓴 것인데 
1586년 6월 1일 서른한 살의 나이로 죽은 남편, 이응태를 그리면서

아내가 장례 전에 써서 무덤 속에 넣어둔 것입니다.
발견 직후 현대의 표현과 너무도 흡사해 정말

400여 년 전의 편지가 맞느냐고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31세의 젊은 나이에 남편을 보내고

비통한 마음을 담아 관속에 넣었던 편지글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느껴봅니다.

-원이 아버지께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어떻께 마음을 가져 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 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을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또 있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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